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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721. 여름, 경주 연수 첫날 첫날, 점심을 먹고 연수 시작. 점심 먹고 나니 졸리다아아. 새삼 애들도 고생이 많구나 생각. 오늘은 총론의 성격을 가진 강의 둘. 첫 강의를 열었던 사범대 교수 시간에 좀 졸았다(...) 그래도 단위시간의 수업은 1시간의 교육과정이라는 말 한 마디에 새롭게 다짐을 하게 되는. 두 번째 교육부 연구사의 경우, 이미 성취평가제와 관련하여 들었던 내용이 많았던. (사실 오늘보다는 과목별 강의가 진행되는 내일부터가 더 기대됨. 왜 노트북을 가져오라고 했는지는 좀 긴장되지만.) 밥 먹고는 가볍게 주변 산책. 숙소가 보문관광단지 거의 입구에 자리한 편이라 천마상도 오랜만에 보고. 보문호 한켠의 다리는 물너울이라는 예쁜 이름에 비해 물과 그닥 관련 없는 듯한 디자인이라 쬐끔 실망. 야경은 잔잔하게 좋더라. 2014. 9. 25.
140712. 미술관 투어 11시, 친구와 예술의 전당에서 도킹. 단 걸로 머리를 깨워야겠다 + 티켓팅할 때의 인파가 몰리면 구경은 무리다, 라는 이유로 한 시간 가량 카페에서 노닥노닥. 선택한 빵마다 충분히 달아서 만족스러웠던. 2006년 덕수궁 이래 오랜만에 보는 뭉크. 특히 이번에는 대표작들이 온 단독전시이기도 해서 더 기대가 컸고. 석판화인 도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연작은 클림트의 동명 그림과 구도가 같았지만, 뭉크만의 개성(음울함?!)이 잘 드러나 있었고. (이하 친구와의 품평.) - 가족들은 엄청 정성들여 그렸는데, 주위 사람들은 막 그린 듯ㅋ - 불안이라는 테마는 붉은 배경부터 조도 낮은 조명까지 큐레이터의 센스가 good. - 남성 작가들은 대체 여성을 어떤 존재로 보는 걸까? 돈 잘 버는 노는 언니(...)가 된다.. 2014. 9. 25.
080705 "옛날얘기 하나 할까?" "예." "옛날에 한 바람둥이가 있었지. 그런데 이 바람둥이는 연애를 할 때마다 우선 상대가 된 여자에게 치욕적인 상처를 주는 거야. 그래서 여자가 피투성이가 되면 그때야 비로소 이 바람둥이는 여자를 사랑하는 거지. 왜 그랬을까?" "글쎄요." "이 바람둥이는 여자보다는 바로 자신이 만든 상처를 사랑했던 것이지. 그런데 이 바람둥이가 아직 어려서 여자를 몰랐을 무렵에는 어떤 식이었을까?" "………" "사진에 있는 자신의 얼굴에 면도날로 상처를 입히는 식이었어." "어렸을 때 무슨 정신적인 상처를 입었던 모양이군요?" "아니, 흔한 사생아였을 뿐이야." 아마 그와 나는 둘 다 취한 표정이 아니었을 터였다. "이 바람둥이의 요즈음 희망이 뭔지 아니?" "그러구도 아직 희망이 남았어요.. 2014. 9. 1.
110821 긴 글을 쓰고 싶다. 예전에 얼음집에 잠깐 거주할 때 그랬듯, 주절거림일지라도 길고 길게, 하고 싶은 말의 끝까지 할 수 있는 그런 긴 글. 글을 쓰지 못한 게 벌써 몇 달째인지 모르겠다. 유난히 길었던 봄과 여름. 손은 몇 번이고 펜과 키보드를 집적거렸지만 흘러넘치는 말들은 글이 되지 않았다. 바깥에서 살던 7년 내내 집은 휴식 공간일 뿐이었으니까 새삼 무언가에 전념한다는 게 힘들었다. 서로 다른 스타일의 글들이 던져주는 문체에 대한 고민도 선뜻 글에 못 다가가게 하는 이유였다. 타고난 혹은 길러진 게으름도 기꺼이 한 몫했다고 말할 수 있다. 아마 그래서인가보다, 지금 이렇게 무겁고 답답한 것은. 예전에는 글에다 많은 것들을 담아냈었다. 특히 그 당시의 마음들을. 개인적인 글일수록 상황은 상세하지 않더.. 2014. 8.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