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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종3

080701 우리는 함께 잠을 잘 수는 없다. 얼마나 오래 지속되느냐 하는 시간의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사람들은 무엇이든지 함께할 수 있다. 함께 밥을 먹고 함께 걷고 함께 웃을 수 있다. 사랑도 함께한다. 그러나 우리는 함께 잠들 수는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섬이다. 물 위에 홀로 솟아오른 땅의 이름 그것이 섬이다. 우리는 혼자다. 그 무엇도 함께할 수 있지만 잠이 들 때는 각자로 돌아가 혼자여야 한다. 하나의 섬에서 다른 섬으로 가기 위해서는 뱃길이 필요하다. 섬은 움직일 수 없다. 배가 그들을 이어준다. 그러나 그 길은 물 위의 길이다. 지도에만 있는 길을 배는 오고 간다. 이내 사라지고 마는 물 위의 길, 뱃길은 그러므로 시간 속에서 아무런 영속성을 가지지 못한다. - 한수산, 중에서 정현종의 을 생각나게 했.. 2014. 8. 10.
061130. 현대시론 보라색 : 냉각된 빨강. 가열된 파랑. 술 : 불이 담겨 있는 물. (정현종의 시에서 비슷한 언급을 봄. 이영도의 눈마새에서 용어 해설도 여기서 나왔으리라 추정) "기다림은 축적이거든요. 무의미한 시간의 나열이 아니라." (아악-! 하지만 내 논문ㅠ 우리 교수님도 무의미한 시간의 나열이 아니라고 해주실까ㅠㅠ) 입양은 가슴으로 하는 출산. 저항은 수직관계에서만 나오는 것(자신의 존재를 증명). 우리는 일제 식민지 시대의 저항은 가르치지만 가부장제, 자본주의에 대한 저항은 가르치지 않음. 체제가 위협받기 때문에. 인간을 위안하는 문학을 외우고 다니는 우리. (그래서 이 즈음, 천운영의 글에 동의했던 기억. 이 얘기도 조만간ㅎ) 1. 국어과라지만, 사범대의 특성상 감성이 충만한 강의는 시론이 거의 유일했지ㅋ .. 2014. 8. 4.
고통의 축제 2 中에서(정현종) 그림자가 더 무거워 머리 숙이고 가는 길 피에는 소금, 눈물에는 설탕을 치며 사람의 일들을 노래한다 세상에서 가장 쓸쓸한 일은 사람 사랑하는 일이어니 - , 문지, 1995(재판) 시인의 '세상에서 가장 쓸쓸한 일'에 문득 동의하고 만다. 짧지도 않은 교원대의 가을이 왜 이렇게 길기만 한지. (08/10/18) 아마 늘 그랬듯 스산한 가을날이었을 겁니다. 어쩌면 계절보다 마음이 더 시렸을 테지요. 그래서 치기어린 나이에 시인의 말에 동의를 했을 지도요. 물론 그 마음은 지금도 크게 변하지 않았지만. 그런 생각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피에 소금을 친다면, 눈물에 설탕을 친다면 무슨 맛일까 하고요. 간간한, 그러면서도 끝에 쇠맛이 약간 감도는 피. 무색무취무미인 듯하지만 혀끝에 알게 모르게 아린 맛을 남기는.. 2014. 1.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