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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여름. 제국의 뒤안길을 걷다 - 발걸음 하나. 아, 고구려! 심양 공항에서 가장 먼저 느낄 수 있던 건 낯선 냄새였다. 한국이 아닌 다른 곳에 와 있다는 걸 여실히 알게 해 주는. 그 낯설음에 채 익숙해지기도 전에 버스는 출발했다. 가장 먼저 볼 수 있던 곳은 연주산성이었다. 흰 돌로 되어 있다고 해서 백암산성이라고도 불리는 이곳은 요동을 보호하기 위해 쌓은 산성이라고 했다. 연개소문이나 양만춘으로만 기억되는 고구려와 수․당의 전쟁에서도 톡톡한 역할을 했던 곳이라고. 치(성벽에 기어오르는 적을 쏘기 위해서 성벽 밖으로 쌓은 돌출부)라던가 여장(성 위에 낮게 쌓은 담. 여기에 몸을 숨기고 적을 감시․공격함), 옹성(성문을 보호하고 성을 튼튼히 지키기 위해 성문 밖에 원형 또는 방형으로 쌓은 작은 성)과 같은 고구려 성의 특징을 잘 볼 수 있는 성이었다. 특히 사진에.. 2015. 3. 22.
140822-24. 주말 대전 나들이 금요일 오후. 접선 장소는 계룡문고. 알라딘 중고서점을 들르고도 시간이 남았기에 잠시 노닥노닥. 그래도 착하게(?) 책은 안 샀다ㅋ 서점 한 켠의 헌책방, 노오란 공간이 편안했던. 사실 지역에서의 서점의 역할을 생각한다면 책은 여기서 사는 게 맞지만, 으음... 그저 뜨끔뜨끔한 마음을 안고, 다음에 또 찾아올게요, 라고 할 밖에. 저녁은 이정옥 선생님의 25년 단골집에서. 심심한 느낌의 두부탕, 좋더라. 두부를 먹다가 넣은 사리는 배가 부름에도 자꾸 손이 가게 하는 맛. 배불배불 신난다♬ 그리고 탐내던 카페 안도르. 옛 건물의 향취가 느껴지는 곳이었다. 음료도 깔끔하게 맛있었고, 노트북을 이용해서 내 작품을 바로 걸어놓을 수 있다는 것도 이채로웠던. 하지만 역시 눈길을 끌던 건 마당에서 자유롭게 놀던 아.. 2015. 3. 22.
120507 주말, 숙원사업이던 파주 나들이. 오랜만에 건축에 대해 고민해보게 했던 효형출판의 사옥과 서현씨의 책. ... 그러다가 내 꿈을 떠올렸지. 르네상스적인 만능인. 그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걸 알면서도 자꾸 생각이 나. 자연, 음악, 미술, 건축, 기계 등등 좋아했었던 추억 한 자락을 잡는 날이면 더더욱. 오늘 내가 더 힘들었다면 아마 그 때문. 내 꿈과 내 현실이 결코 같지 못하니까. 아니, 오히려 날이 갈수록 더 벌어지기만 하니까. 게다가 손님이 오셔서 몸도 불편하지. 조퇴는 정말 내가 하고 싶었다는. 대강 하던 일 마무리하고 집에 들어오니 여덟시. 2학년 재검 끝내고 누우니 이 시간. 내일은 오늘보단 좀 나은 하루가 될까? 제발 그랬으면 좋겠다. 2015. 3. 18.
110925 오늘도 자료 수집 때문에 얼음집 방문. 그리고 역시나 옆길로 샘; 나도 참 어지간하다 정말. 눈에 들어왔던 건 옛날에 생각했던 학사 논문 주제들. '신채호의 소설에 나타난 역사 인식', '박규수의 대외 인식관 변화', '조선후기 가사에 나타난 民의 생활 양태'를 비롯해서 구체화시키지는 않은 이육사(혁명가가 시를 썼다, 라는 점에 착안한. 사실 이는 현대시를 가르쳐주신 모 선생님의 영향이 무척 크다), 발해 민족 구성, 근대성 기점 문제 등등을 보며 그때나 지금이나 꿈이 큰 건 여전하구나 반성. 그땐 결국 문체반정을 통해 본 정조시대 권력구조 재편으로 타협했고, 역시 제대로 된 결과물은 토해내지 못했… 어째 변한 게 하나도 없냐는 생각에 한숨. 그리고 여러 고민의 흔적들. 가끔 '진짜?'라고 묻고 싶어지는.. 2015. 3.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