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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일상/보고 듣고 생각하고20

2007년 여름. 제국의 뒤안길을 걷다 - 발걸음 셋. 발해를 꿈꾸며. 그리고… 여섯 째 날은 청산리 전투 터를 돌아보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물이 폭포처럼 쏟아지는 곳이라 붙여진 이름 직소택. 무성한 숲 사이로 난 작은 길을 따라가며 독립군의 심정뿐만 아니라 어디서 나올 지도 모르는 적과 싸워야 되었을 일본군의 마음도 이해가 갔다. 원래 직소택에 가기 전, 백운평이라는 곳에 20여 호의 작은 마을이 있었는데 전투에서 패한 일본군이 마을을 몰살시켜 지금은 빈 들만 남아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 전투 이후에 일어난 경신대토벌로 또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고. 아픈 그 역사들을 생각하자니 앞을 가리는 건 한숨뿐이었다. 아침을 먹고 찾아간 곳은 일송정. 바로 의 배경이 되는 곳이다. 정자가 썩 좋아 보이는 건 아니었지만 그건 일단 넘어가고, 옆에 서 있는 소나무가 그 ‘일송’인줄 알았는데 .. 2015. 3. 22.
2007년 여름. 제국의 뒤안길을 걷다 - 발걸음 둘. 그곳에도 사람이 살고 있었네 다시 밝아온 넷째 날. 압록강을 따라 들어가며 백두산의 속살을 마음껏 구경했다. 예전과는 달리 강변도로가 나서 다니기는 편하지만 이는 관광이나 상업을 위한 것이 아니라 북한의 정치 상황이 급변하면 재빨리 군대를 투입하기 위한 것이라는 말을 듣자 즐거운 기분이 얼어붙기도 했지만. 바로 강 건너로 보이는 게 북한 땅인데 국경을 따라가면서는 허가 없이 차를 세우거나 하면 큰일이 난다고 했다. 결국 좀 더 자세히 북한을 보고 싶은 마음은 달리는 차 속에서 찍은 서툰 사진 몇 장으로 만족할 수밖에 없었고. 도망가는 사람들을 일일이 잡아내야만 하는, 바꿔 말하자면 그만큼 체제에 자신이 없는 모습을 드러내는 초소와 해마다 일어나는 홍수의 원인이 되는 뙈기밭. 나무 한 번 하려면 사흘거리를 가야된다는 말이 이해가 갔다.. 2015. 3. 22.
2007년 여름. 제국의 뒤안길을 걷다 - 발걸음 하나. 아, 고구려! 심양 공항에서 가장 먼저 느낄 수 있던 건 낯선 냄새였다. 한국이 아닌 다른 곳에 와 있다는 걸 여실히 알게 해 주는. 그 낯설음에 채 익숙해지기도 전에 버스는 출발했다. 가장 먼저 볼 수 있던 곳은 연주산성이었다. 흰 돌로 되어 있다고 해서 백암산성이라고도 불리는 이곳은 요동을 보호하기 위해 쌓은 산성이라고 했다. 연개소문이나 양만춘으로만 기억되는 고구려와 수․당의 전쟁에서도 톡톡한 역할을 했던 곳이라고. 치(성벽에 기어오르는 적을 쏘기 위해서 성벽 밖으로 쌓은 돌출부)라던가 여장(성 위에 낮게 쌓은 담. 여기에 몸을 숨기고 적을 감시․공격함), 옹성(성문을 보호하고 성을 튼튼히 지키기 위해 성문 밖에 원형 또는 방형으로 쌓은 작은 성)과 같은 고구려 성의 특징을 잘 볼 수 있는 성이었다. 특히 사진에.. 2015. 3. 22.
140822-24. 주말 대전 나들이 금요일 오후. 접선 장소는 계룡문고. 알라딘 중고서점을 들르고도 시간이 남았기에 잠시 노닥노닥. 그래도 착하게(?) 책은 안 샀다ㅋ 서점 한 켠의 헌책방, 노오란 공간이 편안했던. 사실 지역에서의 서점의 역할을 생각한다면 책은 여기서 사는 게 맞지만, 으음... 그저 뜨끔뜨끔한 마음을 안고, 다음에 또 찾아올게요, 라고 할 밖에. 저녁은 이정옥 선생님의 25년 단골집에서. 심심한 느낌의 두부탕, 좋더라. 두부를 먹다가 넣은 사리는 배가 부름에도 자꾸 손이 가게 하는 맛. 배불배불 신난다♬ 그리고 탐내던 카페 안도르. 옛 건물의 향취가 느껴지는 곳이었다. 음료도 깔끔하게 맛있었고, 노트북을 이용해서 내 작품을 바로 걸어놓을 수 있다는 것도 이채로웠던. 하지만 역시 눈길을 끌던 건 마당에서 자유롭게 놀던 아.. 2015. 3.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