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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규원4

봄(오규원) 저기 저 담벽, 저기 저 라일락, 저기 저 별, 그리고 저기 저 우리집 개의 똥 하나, 그래 모두 이리 와 내 언어 속에 서라. 담벽은 내 언어의 담벽이 되고, 라일락은 내 언어의 꽃이 되고, 별은 반짝이고, 개똥은 내 언어의 뜰에서 굴러라. 내가 내 언어에게 자유를 주었으니 너희들도 자유롭게 서고, 앉고, 반짝이고, 굴러라. 그래 봄이다. 봄은 자유다. 자 봐라, 꽃피고 싶은 놈 꽃피고, 잎 달고 싶은 놈 잎 달고, 반짝이고 싶은 놈은 반짝이고, 아지랑이고 싶은 놈은 아지랑이가 되었다. 봄이 자유가 아니라면 꽃피는 지옥이라고 하자. 그래 봄은 지옥이다. 이름이 지옥이라고 해서 필 꽃이 안 피고, 반짝일 게 안 반짝이던가. 내 말이 옳으면 자, 자유다 마음대로 뛰어라. - , 문지, 1994 창밖에는 목.. 2013. 10. 21.
2012.03.13. '도담도담'과 '물오름달'에 대한 설명은 사실 한 번으로 충분했지만 게으름 때문에 여기까지 왔…;; 그리고 애들한테 하는 잔소리. 시를 읽으면서도 얼마든지 잔소리가 가능하구나, 라는 점을 스스로도 깨닫고 깜놀했던 하루. 2012. 3. 19.
[책] 보름동안 만났던. 으아아, 먼저 쓰던 글이 싹 날라가버렸다;ㅁ; 읽은 책들 중 일부는 집에 보냈는데 나보고 어떡하라고ㅠㅠ 씨잉, 이번엔 책도 좀 읽었겠다 신경써서 쓰고 있던 중이었는데… OTUL. 덧. 쓰고 태그를 달면서 보니 이번 보름간은 문지 책 순례-_-; 라는 느낌이다. 그러고보면 집에 문지 책이 좀 있긴 하구나. 물론 요즘 시집 편향적이라서 더 그렇겠지만. 이청준(2011), 신화를 삼킨 섬, 문지 내용이 이상하게 낯익다 했더니 열림원에서 출판되었을 때 바로 읽었던 기억이 아직 남아 있더라. 초기 소설에서부터 줄기차게 다루었던 개인과 국가권력의 문제가 나타나 있는 책이다. 특히 80년대 제주도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점은 특기할만하다. '위령굿'을 중심 소재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연작이나 등에서 볼 수 있던 .. 2012. 3. 4.
[책] 보름동안 만났던. 오규원(재판-1995), 왕자가 아닌 한 아이에게, 문지오규원(재판-1994), 가끔은 주목받는 生이고 싶다, 문지오규원(재판-1995), 사랑의 감옥, 문지 봄이 오기는 오는가보다. 언제부턴가 해마다 봄이 오면 오규원의 시집을 손에 잡고 있었으니. 아마 '봄은 자유다. 자 봐라, 꽃피고 싶은 놈 꽃피고, 잎 달고 싶은 놈 잎 달고, 반짝이고 싶은 놈은 반짝이고, 아지랑이고 싶은 놈은 아지랑이가 되었다. 봄이 자유가 아니라면 꽃피는 지옥이라고 하자. 그래 봄은 지옥이다. 이름이 지옥이라고 해서 필 꽃이 안 피고, 반짝일 게 안 반짝이던가. 내 말이 옳으면 자, 자유다 마음대로 뛰어라.'라는 '봄'의 잔상이 남아 있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지난 2일, 5주기 낭독회에도 가고 싶었지만 말썽쟁이 애기들 .. 2012. 2.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