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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함께29

100906. 한국분단문학 대표소설선 서지사항 : 권영민 편, 한국분단문학 대표소설선 1, 문학과 민족사, 1990 "우리는 아무도 이 소설들의 주인공이 아니지만 동시에 그 누구도 이 소설의 주인공이다." 벌써 20년이 지났구나, 에 감탄. 출판사를 '문학과 지성사'로 봤다가 그럴리 없다는 생각에 실소. 김원일 '어둠의 혼' (1973) 정말 이모부는 왜 갑해에게 아버지의 시신을 보여준 걸까. 문순태 '철쭉제' (1981)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다가 '징소리'와 혼동하고 있다는 걸 깨달음-_-; 벚꽃만 아니라 철쭉도 피를 먹고 더 아름담게 피어나… 박완서 '겨울나들이' (1975) 김윤식 曰, 도리도리 할머니='오발탄'의 노파 오정희 '유년의 뜰' (1980) & 이동하 '굶주린 혼' (1980) 전쟁, 그 이후의 궁핍한 삶. 조숙과 조.. 2014. 8. 19.
100901. 한강 <내 여자의 열매> 중에서 허기와 피로 때문에, 밥 떠먹을 깨끗한 숟가락 하나도 남김없이 싱크대의 개수통 안에서 썩어가고 있는 식기들 때문에 나는 외로움을 느꼈다. 그렇게 먼곳에서 돌아왔는데 아무도 없다는 것 때문에, 긴 비행시간 동안 겪은 소소한 일들과 이역의 기차에서 본 풍경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기 때문에, '피곤해?'라고 물어주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괜찮아'라고 강인하고 참을성있게 대답할 수 없기 때문에 나는 외로웠다. 외로움 때문에 화가 났다. 내 몸이 보잘것없어 세상의 어떤 것도 나에게 엉겨붙지 않는 듯한 느낌, 어떤 옷으로도 가릴 수 없는 한기, 무엇으로도 누구로부터도 위로받을 수 없다는 당연한 사실을 용케 스스로에게 숨겨왔을 뿐이라는 생각 때문에 화가 났다. 언제 어디에서나 혼자이며 아무도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2014. 8. 19.
080701 우리는 함께 잠을 잘 수는 없다. 얼마나 오래 지속되느냐 하는 시간의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사람들은 무엇이든지 함께할 수 있다. 함께 밥을 먹고 함께 걷고 함께 웃을 수 있다. 사랑도 함께한다. 그러나 우리는 함께 잠들 수는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섬이다. 물 위에 홀로 솟아오른 땅의 이름 그것이 섬이다. 우리는 혼자다. 그 무엇도 함께할 수 있지만 잠이 들 때는 각자로 돌아가 혼자여야 한다. 하나의 섬에서 다른 섬으로 가기 위해서는 뱃길이 필요하다. 섬은 움직일 수 없다. 배가 그들을 이어준다. 그러나 그 길은 물 위의 길이다. 지도에만 있는 길을 배는 오고 간다. 이내 사라지고 마는 물 위의 길, 뱃길은 그러므로 시간 속에서 아무런 영속성을 가지지 못한다. - 한수산, 중에서 정현종의 을 생각나게 했.. 2014. 8. 10.
강의-나의 동양고전 독법(신영복) 2007년 가을 작성. 더불어 산다는 것은 혼자가 아니라는 말입니다. 혼자가 아니라는 것은 나 이외의 다른 어떤 것과 관계를 맺는다는 것이지요. 이 ‘관계’라는 틀로 고전들을 바라보는 책이 바로 신영복씨의 「강의 - 나의 동양고전 독법」입니다. 흔히들 ‘고전’이라고 하면 어떤 것들을 생각하십니까. 논어나 장자, 혹은 데카메론, 에밀, 군주론……. 누구나 한 번 쯤은 들어봤음직한 이름들이지만 정작 그 내용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지 않은가요. 특히나 동양고전에 대해서는 더 그렇습니다. 근대화를 지상 최대의 과제로 삼고 ‘빨리빨리’를 외치며 살아오는 동안 우리는 이들을 고리타분한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습니까. 하지만 「강의」는 현재의 관점에서 동양고전을 다시 읽으며 이들이 지금 우리에게 어떤 시사점을 .. 2014. 8.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