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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17

140518. 주말 독서 마무리 , 에 이어지는 . 20여 년을 왕위에 있었던 정조가 이루지 못했던 개혁은 대체 무얼까? 새롭게 발견되는 증거들에, 다시 완성하지 못할 글들을 보며 새삼 가슴이 아프다. 노회한 정조에게 넘어갔던, 아마 짐작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믿고 싶었던 백탑파가 안쓰러울 뿐. .김탁환을 생각하면 자동으로 떠오르게 되는 작가와 편집자의 관계도 다음에 더 파고 들어가고픈 주제. . 최근의 사회 현상들을 다루고 있는 책을 보며 느끼는 건, 한국은 정말 다음 세대를 키운다는 것이 힘든 사회라는 것. 스토리텔링의 열풍은 이를 넘어서기 위한 몸부림일 수 있겠지만- 의미 있는 성과로 남을까? 보여주기 위한 학교의 활동 말고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어머니 독서동아리 토론 도서를 지금이라도 바꿔볼까 싶지만 귀찮다(…) 짧은 소설.. 2014. 8. 7.
散文詩 2(신동엽) 스칸디나비아라든가 뭐라구 하는 고장에서는 아름다운 석양 대통령이라고 하는 직업을 가진 아저씨가 꽃리본 단 딸아이의 손 이끌고 백화점 거리 칫솔 사러 나오신단다. 탄광 퇴근하는 鑛夫들의 작업복 뒷주머니마다엔 기름묻은 책 하이덱거 럿셀 헤밍웨이 莊子 휴가여행 떠나는 국무총리 서울역 삼등대합실 매표구 앞을 뙤약볕 흡쓰며 줄지어 서 있을 때 그걸 본 서울역장 기쁘시겠오라는 인사 한마디 남길 뿐 평화스러이 자기 사무실문 열고 들어가더란다. 남해에서 북강까지 넘실대는 물결 동해에서 서해까지 팔랑대는 꽃밭 땅에서 하늘로 치솟는 무지개빛 분수 이름은 잊었지만 뭐라군가 불리우는 그 중립국에선 하나에서 백까지가 다 대학 나온 농민들 추럭을 두 대씩이나 가지고 대리석 별장에서 산다지만 대통령 이름은 잘 몰라도 새이름 꽃이름.. 2014. 8. 6.
금강(錦江), 그 길고 긴 이야기(신동엽) 2003년 6월 작성. 내가 「금강」을 처음 만난 건 고등학교 1학년 때다. ‘신동엽’이라고 하면 「껍데기는 가라」「산에 언덕에」 같이 극히 피상적으로만 알고 있던 나. 하지만 「금강」을 만나면서부터 신동엽님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시인이 되었다. 많은 시 중에서 유독 「금강」이 그렇게 맘에 들었던 이유는 시인의 밝은 눈 때문이다. 사회 시간에 배웠듯 신민에서 시민으로 변해가는 동학 혁명기. 그 이후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한 목소리를 낸 것은 ´19 만세운동, ´60 4·19 혁명, 70년대 유신 반대 투쟁, ´80 광주 민주화 운동, ´87 6월 항쟁. 지금이야 배우니까 이들이 모두 하나의 흐름으로 잡히는 구나, 라고 쉽게 알 수 있지만 40여년 전에 이미 그 역사의 흐름을 읽어냈다는 게 정말 대단해 보.. 2014. 8. 5.
단 한 번 본 죄(박규리) 본 적이 없는데 어떻게 마음이 가겠나. 마음이 가지 않는데 무슨 그리움이 파꽃처럼 싹트겠나. 파꽃처럼 쓰리고 아픈 향 뭐 때문에 피워올리겠나. 향이 없는데 팔뚝을 타고 혈관에 지져댈 뜨거움 어딨겠나. 하아 아픔이 없는데 타고 내릴, 온몸을 타고 내릴 눈물이야 당최 어딨겠나, 동안거 뜨거운 좌복 위에, 내가 없어서 그대도 없는데, 이제 와서 싸늘한 비구 이마 위로 울컥울컥 솟구치는 이 신열은, 그런데 이 신열은 - , 창비, 2004 오랜만에 꺼내보는 새 시네요. 10년이 지난 시집에 이렇게 말하기도 그렇습니다만. 사실 정리하는 지금도 이 시에 대한 마음은 왔다갔다합니다. 마음에 들어온 건 마치 한숨이 섞여있는 듯한 말투 때문이지요. 본 적에, 마음에, 파꽃에, 향에, 꼬리를 물고 일어나는 생각들도 시를 .. 2014. 6.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