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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835

060801 이문구의 '우리 동네'에 딸린 한수영의 해설 '국가와 농민'에서 일부를 옮겨본다. '농민'의 권한이란 엄밀히 따지고 보면, 이익을 좇아 '시장'의 논리를 따르고 싶은 욕구라고 할 수 있다. '시장'에서 먹히는 품종을 재배하고, 수확한 농산물의 가격이 '시장'에서 형성되어 '제값'을 받게 되는 것. 그러나 '국가'는 '시장'의 논리를 위배할 것을 '농민'에게 강요한다. 그 손실과 피해는 고스란히 '농민'의 몫이다. 생산자로서의 '농민'이 '국가'의 개입으로 제 몫을 못 찾는 것에 반해, '소비자'로서의 '농민'은 전면적으로 '시장'의 질서에 편입되어 있다는 것이 '농촌' 문제를 한결 복잡하게 만든다. 1. 12년에 걸친 일기장 정리. 한결 홀가분하다. 그 중 밑줄 긋기한 부분들 중 일부를 되새겨 본다. 2.. 2014. 8. 4.
엄마(도종환) 엄마! 내 목소리 들려요? 나는 엄마가 보이는데, 엄마도 내가 보여요? 엄마, 나 이제 여기를 떠나요. 너무 놀랐고, 너무 무서웠고, 순간순간 너무 견디기 힘들었어요. 마지막 순간까지 엄마를 소리쳐 불렀어요. 내가 이렇게 사고를 당한 것 때문에 엄마가 마음 아파할까봐 미안했어요. 아빠한테도요. 내가 아직 따뜻한 몸을 가지고 있던 그날 아침. 나는 잠에서 깨어나며 엄마를 생각했어요. 매일 잠에서 나를 건져내던 엄마의 목소리, 내 어깨를 흔들던 엄마 손의 보드라운 감촉, 매일 듣는 엄마의 달콤한 꾸지람, 열린 창문으로 들어오던 봄바람, 내 살에 와 닿던 바람의 천 자락, 냉이국이 끓는 소리, 햄이 프라이팬 밑에서 익어가던 소리, 계란이 노랗게 몸을 바꾸는 냄새, 그리고 부엌에서 들리는 딸그락 소리, 그것들이.. 2014. 8. 4.
140517. 봄날의 전주를 좋아하세요? 봄날이라기보다는 여름날에 가까웠지만 아직 5월이니 봄이라 우기며, 대학 후배들을 만나러 전주로. 아침을 못 먹을 것 같아 우아하게 브런치를 함께 하려고 11시 약속을 제안했지만 결국 내가 제일 늦어버렸다는;; 점심은 전주 아가씨가 소개하는 맛집으로. 오랜만에 먹는 함박스테이크는 어릴 때의 맛을 지우며, '전라도 음식=맛있는 것'이란 이미지를 더욱 굳혔다. 식후의 매실차도 푸딩도 자꾸 생각나는 맛. 그리고는 누가 국어과 아니랄까봐 알라딘 중고서점으로 향했다. (이것으로 종로점, 부산점, 대전점에 이어 네 번째 도시를 찍음-_-/) 한참 물 만난 고기처럼 다들 취향에 따라 헤매다가 저마다 손에 봉투 하나씩 들고 집결. 생각해보니 난 택배도 하나 보냈... 아하하. 고즈넉한 전통의 거리와는 한참 거리가 먼, .. 2014. 8.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