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리꽃을 애무하는 산(山)벌의 날갯짓소리 일곱 근
몰래 숨어 퍼뜨리는 칡꽃 향기 육십평
꽃잎 열기 이틀 전 백도라지 줄기의 슬픈 미동(微動) 두 치 반
외딴집 양철지붕을 두드리는 소낙비의 오랏줄 칠만구천 발
한 차례 숨죽였다가 다시 우는 매미울음 서른 되
- <간절하게 참 철없이>, 창비, 2008
가슴이 먹먹한, 그래서 더욱 받고 싶은 선물들.
햇살 두어 줄기로 예쁘게 포장해 준다면 좋겠어:)
덧. '평'은 이미 대치 불가능한 그 어떤 것, 아닌가.
이걸 왜 굳이 제곱미터라는 딱딱한 이름으로 바꿔야 할지. (08/06/30)
예쁜 것들을 보면 두근거리는 심장 박동 네 근
바람결에 실려 오는 그리운 향기 삼세 평
머언 하늘, 내 마음처럼 움직이는 구름의 이동거리 한 치 앞
끊임 없이 이어지는 추억의 고리 일백여덟 발
잠깐 그쳤다가 다시 떨어지는 눈물 다섯 되
나이를 이만큼 먹어서도 '간절하게, 참 철없이' 원하고 있습니다.
… 목적어에는 대체 무엇을 넣어야 할까요?
'맛있는 공부 > 시를 읽는 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당신 집에서 잘 수 있나요, 오늘 밤(김이강) (0) | 2014.08.12 |
---|---|
연보(김소연) (0) | 2014.08.11 |
不醉不歸(허수경) (0) | 2014.08.10 |
강의 간섭 - 겨울에게(윤석정) (0) | 2014.08.08 |
散文詩 2(신동엽) (0) | 2014.08.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