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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일상/보고 듣고 생각하고

140622. 서울국제도서전

by 玄月-隣 2014. 8. 24.

 도서전 공지를 보고 맘이 살랑살랑. 애들 시험 준비기간이니 이번엔 같이 못 가겠네. 갈까 말까 망설이다가 돌베개 부스 추첨을 보고는 홀랑 낚여서 서울로.


 입구에 턱하니 자리잡은 건 문학동네. 시인선 콜렉션은 보기만해도 시원한 느낌이었다. 물론 맘에 드는 시집들은 차곡차곡 질러뒀기에 가뿐하게 패스. 교유서가와 문동 고전문학선집만 한권씩 데리고 덤으로 노트도 받아옴. 안타깝지만 필명으로 발표된 애거서 크리스티의 소설들은 이미 다 나가고 없었다ㅠㅠ

 발길은 그 옆의 민음사로. 민음세계문학전집 디자인한 사람은 묘비를 똑같은 모양으로 만들어야 돼! 라고 주장하는 나이기에 이쪽은 가볍게 패스. 마그리트를 표지로 한 밀란 쿤데라 전집이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새 번역판은 꽤나 예뻤지만 1년 안에 못 읽을 책은 사지 말자고 다짐하며 역시 패스.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중 빠진 권과 시집 몇 권, 세미콜론의 만화책 두어 권을 합쳐서 택배로 보냈다.

 그리고 날 여기까지 오게 만든 돌베개. 책도 예쁘고 내용도 어디 보내기 아까울만큼 좋아서 오늘도 정신없이 하악거리다가 무진장 질러버리고 말았다. 그러고도 남은 책들은 10월 파주를 기약하며. 마지막 날이라 직원 분들이 지치기도 했고, 나도 맘이 바빠서 작년처럼 트윗지기님과 수다를 못 떨었던 게 쬐끔 아쉬움ㅋ


 전시장 한 켠의 북아트를 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였다. 가을 축제 때 시도해보고 싶은 활동도 생겼고 - 손 많이 안 가고 뭔가 내보일 수 있는 걸로! - 눈호사를 했으니 만족. 특히 외국 원서들. 읽을 수 없는 텍스트들이지만 북아트라는 측면에서는 그저 감탄만 나올 뿐. 이럴 땐 외국어맹이라 다행인가, 하는 생각도 들더라^^;


 내려오는 길엔 고속터미널 상가에서 눈길을 끌었던 꽃도 한아름. 지갑은 가볍게 양손은 무겁게 내려가는 길은 즐겁기만 하다. (덧) 하지만 역시 와우북페쪽이 마음의 고향 같은 느낌. 올핸 생각보다 덜 질렀으니-_- 가을에 다시 가도 죄책감은 안 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