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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일상/보고 듣고 생각하고

120623/30. 서울국제도서전

by 玄月-隣 2014. 8. 24.

 책을 사는 게 아니라 지르는 게 되어버린 건 언제부터였더라. 분명 어느 순간까지는 많이 사도 사서 '모셔오는' 거였는데 요즘은 나도 반 짐짝 취급이다. 쌓여있는 책들이 늘어나서 그런가.

 그리고 그 쌓임은 물리적인 문제인 동시에 정신적인 문제. 집에 새 책들이 늘어나는데 겨울나기 준비하는 다람쥐마냥 책을 모아들이기에만 바쁘다. 속독도 정독도 난독도 아닌 '적독'의 시간들. 과연 어떤 의미를 지닐 수 있을지.

 그 와중에 20년 책 선택의 역사에서 처음 저지른 실수. 예약주문한 책과 CD를 오늘 받았는데, 아까 서울에서 똑같은 책을 또 샀다는. 이쯤 되면 필요에 의해 책을 사는 것도, 취미로 책을 모으는 것도 넘었지 싶다. 도대체 요즘 내 속엔 뭐가 들어앉았길래 채워도 채워도 끝이 안 보이니… (12/06/23)


 지난 주에 질러버린 책 전부 수령! 그리고 오늘은 또 다른 책 구경하러 서울로. 오랜만에 대학생 기분도 내보고 말야.

 

… 그러다가 생각났어. 지난 주 창비 부스에서의 짧은 대화.

- 은희경씨 최근 소설은 별로 취향이 아니라서요.

- 그래도 그 변화를 따라가며 즐기시는 분들도 있는 걸요.

- 저도 그런 분들 있어요. 김연수씨나 박민규씨. 저기 더블, 재밌게 봤죠.

- 워낙 삼미슈퍼스타즈가 인상이 깊어서. 그러고보니 이번에 문동에서 연재 끝났던데. 하반기쯤 책 나오겠죠?

- 그렇더라고요. 책 나올 날만 또 손꼽아 기다려야죠.

 작가에 대한, 책에 대한, 출판에 대한 말, 말, 말. 이런 대화에 꽤나 굶주려 있었구나 싶었다. 글이 아니라 말로 이런 이야기를 해본 게 언제였냐. 그 관계의 단절이 아쉬운 건 다른 무엇보다 이 때문.

 

 올 가을에도 발길은 홍대로 향하겠지. 그땐 좀 더 느긋하게 돌아보며 대화를 나눌 수 있었음 좋겠다. (12/06/30)

 

+ 샤방이 : 나도나도나도! 창비에서 나도 비슷한 이야기했어. 북페어에서 대학시절이 엄청 그리워졌어. 은희경 새의 선물은 정말 좋았는데. 난 오히려 박민규의 변화가 적응이 어려워. 데뷔작의 신선함을 넘으려면 스케일이 필요한 걸까?

 난 연애시절이 그리웠... 하긴 사실 그때가 그때지ㅋ 나도 새의 선물은 좋았는데 소년을 위로해줘는 그닥. 그래서 태연한 인생도 손에 안 잡혀. 박민규야 원래 장편으로 등단했으니- 단편을 별개로 치면 괜찮던데. 뭐, 어쨌든 아직 기다릴만하니까:)


 그리고 올 가을에야말로 와우북으로! 2011년 이후 3년만. 오랜만에 문지와 마음산책을 만나겠구나 싶은 마음에 두근두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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