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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일상/발길 따라 거닐며

140524. 인천

by 玄月-隣 2014. 8. 7.

 올해 부담임 선생님이 학교 선배 + 운동부 담당. 그리고 우리 반엔 소년체전에 나가는 선수가 둘. 게다가 취소되어버린 1박 2일의 해양수련체험을 대신할 학급 활동이 아쉬웠음. 이러저러한 이유로 펼쳐진 오늘의 무대는 인천. 목표는 인천 개항장 일원 문화체험 + 소년체전 관람.


 문화관광해설사 분을 섭외하여 한중문화원 - 일본 조계지 - 자유공원 - 차이나타운을 차례로 돌았다. 인원이 많은 터라 해설사 두 분이 따라오셨고, 남자팀과 여자팀으로 나뉘어 코스를 이동했다. 난 남자애들과 함께-_-/



 일본 조계지는 군산과도 비슷한 느낌이었다. 개항박물관으로 쓰이는 제일은행, 근대건축전시관인 18은행과 중구외식업체 사무실로 쓰이는 58은행 등등. (그래서 반대편으로 가는 게 나았을 걸, 이라며 땅을 치고 후회ㅠㅠ 담에 한번 더 오라는 뜻인가보다!)



 그리고 자유공원. 비록 서해이긴 하지만 오랜만에 바다를 보니 좋더라. 다만 옛집과 구락부가 문을 안 열어 쬐끔 슬펐던. 논란이 되던 맥아더 동상도 보고, 마침 만발한 장미도 한껏 즐기고. 배고파 힘들어하던 애들만 빼고는 괜찮았달까.



 마지막은 청국 조계지(차이나타운). 중국식답게 붉은색과 황금색이 주조를 이루는 공간이었다. 이색적이었던 건 삼국지 벽화거리. 한때 삼국지 소녀(!)였던 만큼 그냥 지나갈 순 없었달까.



 차이나타운에서 짜장면을 한그릇 먹은 후 문학경기장으로. 남중 400m 경기를 하는 우리 반 아이를 응원하러 향했다. 2구간에서 열심히 치고 나왔다가 막판에 스퍼트가 떨어져서 3위로 마무리. 응원하던 애들은 혹시 자기들 때문인가 걱정하고, 뛴 아이는 본인 맘에 흡족하지 못했는가 울고. 그래도 좀 큰 애들이라 그런지 본인도 주변 친구들도 같이 마음 추스르며 다독이던 모습이 예뻤던.



 돌아가는 길. 절반 쯤은 자고, 살아남은 애들은 자기들끼리 뭔가 재미나다. 부디 도착할 때까지 즐거운 기억이길. (그리고 나는 조만간 인천 갈 일을 만들지 않을까. 날 잡고 제대로 한번 돌아보고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