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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함께/책 읽기 책 일기

[책] 보름동안 만났던.

by 玄月-隣 2012. 1. 4.

 새해가 되었는데 아직까지 작년 포스팅이라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 라고 하고 싶지만, 예전 블로그를 정리하다보니 그때나 지금이나 별반 차이가 없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어째 인간이 이렇게 발전이 없는지-_-; 그래도 겨울방학 동안 있던 일을 새학기 중간쯤 정리하는 일은 없어야겠단 생각에 쬐끔 늦었지만 만났던 책들 고백합니다:)

김형영(2009), 나무 안에서, 문지
 12월 중순에 이어, 계속 손에 잡고 있었던 김형영의 시편. 그리고 변화를 더욱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그 나직한 시편들이 마음에 들어 선물도 했었는데, 지금은 눈에 들어오는 시도 거의 없더라는. 철이 철이니만큼 겨울 시만 한편 눈에 담을 수 있었던.

고종석(2007), 바리에떼, 개마고원
고종석(2007), 발자국, 마음산책
고종석(2008), 도시의 기억, 개마고원
 고종석의 책은 꽤나 읽은 것 같은데 아직도 전작 수집은 머나먼 길이라는. 왜 그럴까@_@
 <바리에떼>는 시절에 대한 평론이다. 서문에서 저자가 시의성이 떨어진다고 밝히고 있지만, 글쎄. 내 눈이 무뎌서 그럴 수도 있는데- 사실 그 때 짚었던 문제들과 지금의 문제들이 크게 다르지는 않다. 과연 5년이라는 시간은 어디로 간 것인지.
 <발자국>은 하루하루의 날들에 대한 기록이다. 아직 <히스토리아>가 없어서 본격적인 비교는 불가능하지만, 다루는 주제가 조금 더 넓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 그리고 이런 날들이 나오면 그렇듯 두근거리며 내 생일도 찾아봤었는데 나온 항목은 '융단폭격'. 한국전쟁 중 아픈 날들이었구나, 잠깐 가슴아렸다. 조금 더 구체적인 주제가 있었다면 더 좋았을텐데 아쉬움도 살짝 남는.
 <도시의 기억>이 최근 읽은 고종석의 책 중에 가장 기억에 남았다. 자신이 들렀던 도시들에 대한, 그리고 사람들에 대한 짤막한 기록들. 아마 나도 훌쩍 떠나고 싶어서 그런가보다 생각할 뿐. 굳이 역사나 문화라는 이름에 눌리지 않아도 내가 밟고 있는 땅에 대한 애착을 볼 수 있구나 싶었다.
 그러고보니 자취방 책장을 보고 어느 분이 그랬더랬다. 고종석을 좋아하냐고. 생각해보니 고종석이 좀 다작이긴 하지. 집에 있던 책을 바리바리 다 싸오긴 했는데 베스트는 아닌, 그런 묘한. 그래도 그가 오래 견지하고 있는 진지한 자유주의자의 태도가 부럽다. 그리고 견결한 자유주의자를 진보로 보이게 하는 우리 시대의 정치 지형이 슬프다.

진은영(2003), 일곱 개의 단어로 된 사전, 문지
 오랜만에 다시 손에 잡은 진은영의 시집. 여전히 '수취인 불명의 편지'라는 표현이 마음의 현을 강하게 건드리고 지나간다. 언어에 대한 탐닉은 이제 끝났나 싶었는데 아직 남아(살아?) 있는 게 용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김선우(2011), 어디 아픈데 없냐고 당신이 물었다, 청림출판
 작년 생일 선물로 받은 책. 선물해준 동생이 먼저 책을 읽어봤다며 '언니야, 나도 오로빌에 가고 싶더라'고 말했지. 그리고는 내가 소화시키기도 전에 두 사람의 생일 선물로 사서 보냄. 워낙 좋아하는 작가이기도 하고, 일단 제목이 마음에 들었으니까.
 이번 크리스마스, 정신 없이 아프던 날 몽롱함 속에서 더듬더듬 읽어나갔는데- 왜 그리도 짠하던지. 나 역시도 그곳의 안온함에 젖고 싶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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