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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함께/책 읽기 책 일기

[책] 이번 주에 만났던.

by 玄月-隣 2011. 12. 4.
고종석(2006), 신성동맹과 함께 살기, 개마고원.
 5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 사회에 대한 그의 문제제기가 유효하다는 게 슬프다. 그리고 자유주의자로 자처하는 그가 좌파로 보이게 하는 우리 사회의 정치 지형이 서글프다.
 오랜만에 고종석의 글을 읽고 있다. <언문세설>이 예전만큼 진도가 나가지 않는 걸 보며 한국어에 대한 나의 애정이 전보다 식은 건 아닌지 살짝 걱정이 된다. 예전에 읽다 그만둔 적 있었던 시집에 대한 평, <모국어의 속살>을 다시 보면서 아는 시인이 늘어나니 그래도 끝을 향해 나아갈 수 있구나 스스로 쬐끔 대견스럽게 여긴다. 그리고 작년에 사두고 아직까지 읽지 못한 <독고준>이 안쓰러워 최인훈의 <회색인>과 <서유기>를 질렀다. 긴 호흡이 필요할 듯하다.

한 강(2003), 붉은 꽃 이야기, 열림원.
 시적인 이야기, 라는 시리즈의 하나. 절집 이야기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아스라한 그림 때문이기도 하고, 글에서 느껴지는 서늘한 기운 때문이기도 하고, 그래서 길지 않은 책을 읽는 동안 이 세상에 있는 것 같지 않았던.

한홍구·서해성·고경태(2011), 직설, 한겨레출판.
 지난 봄까지 한겨레에 연재했던 지면을 책으로 묶은 것. 아빠는 분명 다 본 내용을 뭐하러 또 샀냐 하시겠지만 한홍구씨를 책으로 만나는 것도 오랜만이라 반가워서. 그리고 대담자에 따라 정리가 잘 되어 있기도 했고. 취향 때문인지 이른바 문화계 인사들을 다루는 1부와 낮은 곳들을 향하는 2부는 굉장히 재밌게 읽었는데, 4부로 갈수록 읽는 게 힘들었다. 정치에 관심이 없는 것도 아닌데 정치인들의 얘기는 왜 이렇게 재미가 없는지 - 아마 가려서 할 말이 많았기 때문이리라 생각하며 마지막 책장을 덮었다.

박재동(2008), 인생만화, 열림원.
 한겨레 그림판에 만화를 연재할 때의 박재동은 잘 몰랐다. 고등학생이 될 무렵쯤 책으로 묶여있던 그 그림들을 보고 충격을 받았었지. 그러다 다시금 신문지면에서 그의 그림을 볼 수 있었고, 주변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에 한동안 스크랩도 했더랬다. 그렇게 모았던 그림들을 정돈된 책으로 만나게 되어 반갑다.
덧. 매주 연재되던 그림을 보며 나는 왜 그림을 못 그릴까 고민했었는데 책을 보니 새삼 그 기분이 든다. 손이 재바른 사람들이 부럽다.
다시 덧. 오돌또기 팀의 '마당을 나온 암탉'은 성공적. 그런데 그보다 더 오래 준비하던 오돌또기는? 바리공주는? 이제 좀 보여달라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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