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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의 하루/창체활동

동아리활동 : 도서부 2학기 활동 시작

by 玄月-隣 2014. 8. 31.


 학년 초, 1년 이상 활동한 도서도우미 중에서 토요일에도 활동을 할 사람을 따로 모집했다. 토요 방과후로 묶으면 제일 좋기는 하겠지만 20명 이상이라는 조건과 내가 운영하려는 방향이 맞지 않기에 무급 자원봉사로 결정. 사실 작년 1학년 애들이 괜찮아서 키워보고픈 욕심도 있었으니까. 하지만 1학기는 바쁜 일정으로 인해 두 번만 활동-_-/ 4월 중순에는 솔로몬 로파크의 법 체험 활동을, 5월 말에는 독서평설을 활용하여 글 요약-정리-발표하고 지역 서점 탐방 및 북토큰 도서 구입 활동을 진행했었다.


 그리고 새로운 학기의 시작. 조금 더 체계적으로 해보고픈 생각에 첫 주부터 아이들을 불렀다. 미리 공지를 했음에도 1/3 쯤은 빠진다고 해서 대체 내가 왜 이렇게 하는 걸까 싶을 때도 있지만, 그래도 책 좋아하며 눈 반짝이는 애들을 보면 이것저것 다 주고 싶으니까. 요즘 상영하는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을 봤으면 하는 마음에서 3학년에게는 <메밀꽃 필 무렵>을, 2학년에게는 <봄봄>을 미리 읽어오라는 과제를 냈었다.

 두 명밖에 없는 3학년에게는 작품의 비교를 통해 작가의 특징을 파악하는 쪽의 활동을. 읽어온 책과 그 자리에서 나눠준 <산>을 읽어보라고 하고 두 작품의 공통점을 찾아보게끔 했다. 그 공통점이 그대로 작가의 특징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줬고. 더불어 예전에 썼던, 1인칭 관찰자를 등장시킨 <산>의 독후감을 보여주면서 시점의 차이가 작품의 결을 어떻게 드러내는가 간단하게 살펴보았다. 예시 작품이 좀 더 대중적이었다면 좋았겠지만 다시 쓰려니 귀찮아서(…)

 그러는 동안 2학년은 준비된 활동지에 사건의 흐름과 인물의 심리 변화를 나타내게 해보았다. 조금 더 준비가 되었더라면 세로 축으로 몇 개의 사건을 주고, 그 때 세 사람의 심리 상태가 어떤지를 비교하게 했더라면 더 좋았을 걸. 애들에게 등장인물의 가치 평가를 내려보게 하는 것도 괜찮았다. 예상했던 대로 장인 8에 점순이 2 정도의 비율로 나쁜 사람이라는 평가가 나오던데, 거기에 더해 '나'를 얘기하면서는 무지도 죄다, 라는 썰을 잠깐. 두어 가지 밑밥이 더 준비된다면 약식이나마 토론이 가능할 것 같아서- 다음에는 이쪽으로 더 신경을 써보려고 한다.


 월요일엔 동아리 활동 3시간. 일상적인 도서관 관리 + 2학기 학교 신문 제작 + 매 학기 독서 축제 진행이라는 짐을 떠안고 있는 동아리라, 2학기가 시작되니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해야 되는 내용이 많더라. 일단 매주 2회씩 내려오던 2학년 해방. 후배들한테 대출반납대 사용법 알려주고 해당하는 요일에만 활동할 수 있도록 알렸다. 방학 숙제 받은 내용을 바탕으로 안건이 나온 몇 가지 주제를 공개하고, 구체적으로 기사가 나올 수 있도록 기획안 작성 요령 알려주고 학교 홈페이지에 업로드하도록 안내도 했고. 그리고 축제의 경우 고스트 하우스에 대한 찬반 수요 조사. 덧붙여 방학동안 받았던 독후감들에 대한 피드백도 짬짬이. 1-3학년을 놓고볼 때, 1학년 글은 한둘 빼고는 아직 언급할 수준이 안 되고, 3학년은 글쓰기에 소질을 갖고 있는 애들이 아니라 2학년 글이 읽을 때 제일 보람 있었다는. 문장이나 오타는 모두 제외하고 글 전체 수준에서 바람직한 독후감의 방향과 모범이라기엔 좀 그렇지만 다양한 방법으로 구성한 독후감의 예시를 안내했지. 그러다보니 3시간이 훌쩍 지나가더만.


 정규 창체 동아리는 이제 세 번 남았더라. 전부 축제 전으로 몰려 있으니 축제 준비와 신문 제작 작업으로 한참을 보내야겠고. 토요 동아리는 시험을 고려하면 9월 둘째 주에 한 번, 10월 둘째 주에는 대외 활동이 기획되어 있으니 10월 넷째 주? 그럼 3학년은 시험 때문에 빼야 되려나. 여튼 토론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는 않구나. 주제 고민하면서 좀 더 재미있고, 나한테도 보람될 수 있도록 챙겨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