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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의 하루/창체활동

계발활동 : 한자 펜글씨 쓰기

by 玄月-隣 2011. 12. 9.

 지난 주로 계발활동을 마무리했다. 내가 맡았던 건 '한자 펜글씨 쓰기'반. 내 의지와는 별로 상관 없이, 먼저 있던 선생님이 운영하시던 반이었다.

[0903] 정식 부임을 받은지 사흘만에 계발활동 부서에 들어가 두 시간 수업을 하라는데 과연 뭘 해야 할지. 나이스 승인도 떨어지기 전이라 출석부를 볼 수도 없고, 대략 머엉=ㅇ=. 일단 열서너 명의 애들한테 왜 이 부에 들어왔는지를 물었다. 대부분이 가위바위보에 져서 들어왔댄다. 그래서 앞으로 애들과 어떻게 진행해나갈 건지 합의. 한 주는 내가 진행하는 활동을 하고, 한 주는 애들이 원하는대로 영화를 보기로 했다. 그리고 남는 시간엔 여름 방학 때 만났던 공자님 말씀을 애들한테 전달(…)


[0917] 애들한테 약속했던대로 영화 감상. 뭘 볼까 고민하다가 '고 놈 맛있겠다'를 골랐다. 일단 내가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장르고, 우마소 캐릭터는 여자애들한테, 공룡들의 난투는 남자애들한테 어필할 거 같아서. 그리고 잘 먹혀들어간 거 같아서 다행.

[1001] 지난 번에 본 영화의 '빨간 열매'에 착안해서 간단하게 <성탄제> 수업. 물론 이런 시가 있더라, 정도였지만. 문제를 풀지 않고, 한 시간의 문학 수업을 진행한다는 걸 다시 한번 고민하게 만든 시간이었다. 그리고 간단한 골든벨. 전에 실습나갈 때 고등학생들한테 써먹었던 문제들을 확 다운그레이드 시켜서 활용했더니 재밌어하더라. 나름 교과서와 관련있는 내용을 담으려고 노력도 했고. 애들 반응을 보고는 앞으로 내가 진행할 시간에 골든벨을 적극 애용하기로 마음먹고 미니 화이트보드를 구입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1015] 다시, 영화보는 시간. '레모니 스니캣' DVD를 볼까 했는데 프로그램이 없어서(!!) 포기. 아이들이 원하는 대로 '써니'를 함께 봤다. 100분이 넘어가는 영화는 안 보려고 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는.

[1029] 미리 예고한 대로 한 시간은 게임을 위해 사자성어 쓰기 연습을 시켰다. 그냥 쓰면 재미가 없으니 같은 음을 가진 한자 중 최대한 비슷하게 생긴 걸 골라 나란히 배치하고 맞춰볼 수 있도록 하고. (원래 한문 전공이 아니라서 중학생 기초 한자 수준이 어느정도인지 파악하는 게 제일 힘들었다ㅠ) 그리고 다음 시간, 1페이지를 걷은 뒤 골든벨을 시작했다. 직접 한자를 쓰라고 했는데도 생각보다 많이 맞춰서 놀랐던.


[1105] 역시 영화보기. 이번엔 프로그램도 다 깔았는데, 교실에 화면 및 소리 설정을 하는 usb가 프로그램을 인식 못 한다ㅠ 원래 계획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다음 주까지 이어서 본 뒤에 주제어를 잡아 글쓰는 활동을 하려고 했는데… orz 결국 계획을 수정하여 '써니' 남은 걸 다 보고, '헬로우 고스트'를 보기 시작했다.

[1119] 원래라면 내가 준비한 활동을 해야 되지만- 어른의 사정(…)으로 '헬로우 고스트'를 이어서 시청. 그리고 나는 저녁 무렵, 연수 출석고사에 참석-_-

[1203] 시험 일정이 바뀌어서 이번 시간이 계발활동 마지막이랜다. 그래서 한 시간은 골든벨 진행. 애들한테 도움을 주기 위해 시험과 관련되는 내용을 적절히 섞어가며 했더니 괜찮았다. 그리고 마지막 시간은 골든벨 보상을 하며 - 물론 참가상도. 한참 배고플 시간이니까 다들 초코파이 하나씩ㅋ - 그 동안 봤던 영화를 정리할 수 있도록 했다. '써니'의 경우 '友'나 '美', '헬로우 고스트'의 경우 '家'와 같은 단어들로 애들이 자기 생각을 표현했다.
 그리고 내년도를 위한 준비. 여자애들은 압도적으로 홈베이킹을 선호했다. 배고프니까 만들면서 먹었으면 좋겠댄다. '크리에이티브부'라면서 게임을 직접 만들어도 재밌겠다는 의견도 있었고. 처음에 압도적으로 영화 감상이 많았던 것에 비해서 조금이나마 자기 몸을, 혹은 머리를 쓰는 것에 관심을 보였다는 게 기뻤다.


 이제 내가 고민해야 할 건, 과연 내년엔 어떻게 진행을 할 것인가-_-/ 국어과 특성상 신문이나 교지가 맡겨질 경우, 동아리가 되겠지. 아니면 지금 고민하는 대로 독서에 관련된 활동을 할 것인가. 한 해 계획을 미리 짜보고 내년도에 공지를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