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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의 하루/수업일기

사랑손님과 어머니

by 玄月-隣 2012. 2. 10.

서지사항 : 2010년 검정. 좋은책 신사고. 중학교 국어 2-2.
대단원명 : 3. 세상을 보는 창

 

 이 수업을 한 게 아마 9월 말이었… 아하하. 어쨌든 늦었지만 학년도가 바뀌기 전에 정리!

 개인적으로는 문학 수업이 문법 수업보다 부담이 적다. 그렇지만 소설 수업은 작품 전체를 다루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조금은 불편하다. 그런 점에서 <사랑손님과 어머니>는 교과서 속에 전체 지문이 다 들어가 있기 때문에 소설 한 편을 제대로 읽는다는 느낌이 들어서 합격. 그리고 발령받은지 한 달, 이 단원을 진행할 때 학부모 공개 수업을 실시했던 터라 그나마 제대로 수업차시를 나누고 지도안을 작성해보기도 했더랬지.
 우선 수업시간에 책을 읽는 건 재미가 없으니 읽어오는 건 과제로. 대신 책 읽은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모둠별로 문제를 풀어보게끔 했다. (문제 출처는 참사랑 국어 게시판의 사탕 문제+개인 창작 문제. 뒤로 갈수록 개인 창작 문제가 많아져서 그런지 주관식이 많고 문제가 별로 재미가 없다ㅠ) 그리고 모둠별로 바꿔서 ppt로 답 확인. 제일 잘 한 모둠에는 사탕을 걸었더니 한 문제 한 문제 매길 때마다 탄성 소리가 터지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반마다 진도 차이가 좀 있긴 하지만 한 단계 반 정도 진행이 가능해서, 본문 확인은 3차시 안에 완료.
 '둘!'은 학습활동에 있는 문제를 표로 옮긴 것. 역시 모둠별로 내용을 채울 수 있게끔 했다. 단, 조금 어려워하는 것 같으니 1번은 내가 시범을 보여주고 활동 시작. 교사용 교과서에 나온 답보다 애들 대답이 깔끔할 때가 있더라. 정답에만 익숙해져 있는 애들이 자기들끼리 발표하고 내가 피드백을 했는데도 '정답은 **'라고 나오는 걸 기대하며 멍하니 있는 것 빼고는 할만했지.
 '셋!'은 시점을 공부한만큼, 시점을 바꿔보는 글쓰기. 물론 앞 부분은 아저씨가 옥희 어머니께 보내는 편지와 옥희 어머니의 답장이니 시점 바꾸기보단 추리하기에 가까울 수도 있다만(먼 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시간관계상 셋 중 하나의 활동만 하는 것으로 했지만, 1-2중에 하나를 선택하고 3번의 두 빈칸 중 하나를 채우게끔 두 가지 활동을 하는 것이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 그리고 기억에 남는 답안 몇 가지.
1. 사실 오래전부터 사모님을 연모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것이 부담스러우시겠지만, 저에게 마음이 있으신지요? 있다면 답장을 감히 부탁드리겠습니다. 저는 진심이에요.
1. 옥희 어머니, 당신을 본 첫 순간 내 마음은 멎을 듯하였고, 어둡고 외로운 내 마음에 당신의 웃음과 몸짓 하나하나가 밝은 빛이 되어주었습니다. 당신이 없는 제 인생은 앙금 없는 단팥빵 같으며 옥희 없는 당신과 같습니다. 이 사회가 우리 둘을 가로막을지라도 당신의 웃음 띤 얼굴 하나면 내 인생을 모두 바칠 수 있습니다. 당신과 몸과 마음 모두 나누고 싶습니다. 사랑합니다.
2. 선생님의 편지를 받고 많은 고민을 하였습니다. 선생님은 옥희 아버지가 떠난 이후 처음으로 내가 연정을 품은 사람입니다. 그렇지만 나는 벌써 한 사람을 나의 남편으로 맞이했고, 그 사람을 떠나보냈어도 나의 마음은 변하지 않습니다. 나는 죽을 때까지 경선씨를 마음에 담고, 경선씨와 나의 딸 옥희를 바라보며 살 겁니다.
2. 당신의 마음 잘 받았습니다. 남편 없는 여인, 이리 좋아해주시는 친구 분의 마음 감사하지만은, 저는 옥희와 함께 단 둘이 살고 싶더이다. 우리의 마음을 표현하기에는 상황이 좋지 않나이다. 그러니 부디, 조용히 이 마을을 떠나주십사… 하고 전합니다.
3-1. 사랑 아저씨, 즉 경선씨 친구분께 달걀을 드리려고 더 많이 사게 된 것 같다.
3-2. 그 분이 가셔서 힘이 없구나. 임이 가셨으니 이제 달걀을 살 필요도 없게 되었구나.

 '넷!'은 전체 차시의 형성평가용으로 사용한 낱말 퍼즐. 이전 단원에서 배웠던 단어들도 조금 집어 넣었다는^^; 교과서는 당연히 금지. '메유'나 '자리옷'은 설마 맞출까 하는 생각에 넣어뒀는데 의외로 칸을 다 채워서 깜짝 놀라기도 했었다. 역시나 사탕 하나의 위력을 느낄 수 있었던.
 그렇지만 내가 열심히 만든 자료들보다 애들 눈길을 확 잡았던 건 실객동 '사랑손님과 어머니'편을 애니메이션으로 꾸민 것. (이건 업로드하려니 저작권 침해일 것 같아서. 검색하시면 다 나옵니다아//) '노컷'버전을 2000년대의 옥희라면, 이라는 설명을 덧붙여 보여줬더니 반응이 폭발적이다. 좋은 자료를 찾은 것에 뿌듯하면서도 조금은 씁쓸했던 마무리랄까.

 다음 학년도 교과서에는 또 어떤 작품이 실려 있으려나. 교재 연구는 꼭꼭꼭 해야겠구나 싶은데 학년 배정도 늦고, 교과서는 3월 2일에야 도착한댄다. 한숨이 앞서는구나아.

덧. 그리고 학년 말, 시간이 남을 때 TV 문학관에서 최근(2011)에 방영한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를 보여줬음. 설정이 달라져 있는 부분들을 비교하며 볼 수 있게끔 했더니 나쁘지 않았던 듯. 다음에는 설정이 달라진만큼 결말을 예측할 수 있도록 구성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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