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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의 하루/수업일기

훈민정음

by 玄月-隣 2011. 12. 12.
서지사항 : 2010년 검정. 좋은책 신사고. 중학교 국어 2-2.
대단원명 : 2. 나의 생각 너의 생각


 단원을 다 끝낸 지금도 도대체 왜 논설문으로 실려있는지 이해할 수 없는. 하나의 문제에 대한 두 개의 대립되는 주장은 보통 주장-반박으로 이어지든지 혹은 동시에 하나의 주제를 두고 서로 자신의 입장에서 글을 쓴다. 그러나 책에 실린 세종의 답변은 엄밀히 말하자면 최만리의 반대 상소에 대한 반박문이 아니다. 최만리 등이 상소문을 올린 뒤 세종은 편전에서 신하들의 주장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그런데 두루뭉실하게 실록을 편집하여 세종의 입장을 알 수는 있지만, 신하들의 반대 이유가 훨씬 더 논리정연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게 만들었다.

 어쨌든, 훈민정음 서문에서 읽어낼 수 있는 자주정신, 애민정신, 실용정신에 대해 간략하게 언급. 그리고 최만리 등의 반대 상소에서 주장-근거를 파악하고, 세종의 답변에서도 역시 주장-근거를 파악했다. 그러면서 실제 실록에 기록되어 있는 세종의 답변 추가. 이어서 시대 배경과 주장의 타당성을 판단하는 활동을 했다.
 시대 배경을 살펴본 김에 한글의 기구한 역사에 대해서도 간략하게 언급했다. 번역 사업이나 궁궐 안 여성들의 사용으로 '반절, 암클' 등의 이름을 얻었다는 것, 연산군 때에는 임금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한글 사용 금지령이 내렸다는 것, 개화기 때 주시경 선생에 의해서야 '한글'이라 불리기 시작했다는 것, 다들 알다시피 일제 강점기 때 한글을 사용할 수 없었다는 것, 1990년부터 유네스코 세종대왕상이 생겼다는 것 등. 특히 세종대왕상 같은 경우, 누구한테 이 상을 줄까 물어보고 '문맹퇴치'에 가까운 답을 얘기한 애들한테 사탕을 주기도 했다. (그리고 지금 가르친다면, 찌아찌아족의 뒷이야기도 할 수 있을 듯하다. 교과서에는 한글의 세계화에 대한 자랑스러운 예로 실려있는 것 같은데- 현재 외교문제 때문에 공식적인 지원은 힘들다는 것, 한 사람 있는 한국어 교사 역시 지금과 같은 업무 부담이 계속된다면 그만둘 수도 있다는 것 등등) 스승의 날의 기원이 세종대왕의 탄신일에 있다는 것도 옛날 이야기를 하듯이. 수업이라면 딱딱해하지만 '스토리텔링'은 먹힌다는 게 다행이랄까.
 그리고 여담삼아(… 라기엔 좀 방대한 분량이지만) 한글 자모의 제자원리와 15세기 표기의 특징에 대해 간략히 언급. 만들어 놓고 나니 중2 수준이 아닌 거 같아 좌절하고-_- 그냥 이런 글자들이 있더라 정도로만 보여주고 넘어갔다. 물론 이게 인연이 되어 지금 국어의 음운 수업을 하고 있지만. 그래도 이 내용 배울 때 <뿌리깊은 나무>와 같은 드라마가 나와서 다행이야^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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