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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엽2

散文詩 2(신동엽) 스칸디나비아라든가 뭐라구 하는 고장에서는 아름다운 석양 대통령이라고 하는 직업을 가진 아저씨가 꽃리본 단 딸아이의 손 이끌고 백화점 거리 칫솔 사러 나오신단다. 탄광 퇴근하는 鑛夫들의 작업복 뒷주머니마다엔 기름묻은 책 하이덱거 럿셀 헤밍웨이 莊子 휴가여행 떠나는 국무총리 서울역 삼등대합실 매표구 앞을 뙤약볕 흡쓰며 줄지어 서 있을 때 그걸 본 서울역장 기쁘시겠오라는 인사 한마디 남길 뿐 평화스러이 자기 사무실문 열고 들어가더란다. 남해에서 북강까지 넘실대는 물결 동해에서 서해까지 팔랑대는 꽃밭 땅에서 하늘로 치솟는 무지개빛 분수 이름은 잊었지만 뭐라군가 불리우는 그 중립국에선 하나에서 백까지가 다 대학 나온 농민들 추럭을 두 대씩이나 가지고 대리석 별장에서 산다지만 대통령 이름은 잘 몰라도 새이름 꽃이름.. 2014. 8. 6.
금강(錦江), 그 길고 긴 이야기(신동엽) 2003년 6월 작성. 내가 「금강」을 처음 만난 건 고등학교 1학년 때다. ‘신동엽’이라고 하면 「껍데기는 가라」「산에 언덕에」 같이 극히 피상적으로만 알고 있던 나. 하지만 「금강」을 만나면서부터 신동엽님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시인이 되었다. 많은 시 중에서 유독 「금강」이 그렇게 맘에 들었던 이유는 시인의 밝은 눈 때문이다. 사회 시간에 배웠듯 신민에서 시민으로 변해가는 동학 혁명기. 그 이후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한 목소리를 낸 것은 ´19 만세운동, ´60 4·19 혁명, 70년대 유신 반대 투쟁, ´80 광주 민주화 운동, ´87 6월 항쟁. 지금이야 배우니까 이들이 모두 하나의 흐름으로 잡히는 구나, 라고 쉽게 알 수 있지만 40여년 전에 이미 그 역사의 흐름을 읽어냈다는 게 정말 대단해 보.. 2014. 8.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