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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기행2

2007년 여름. 제국의 뒤안길을 걷다 - 발걸음 둘. 그곳에도 사람이 살고 있었네 다시 밝아온 넷째 날. 압록강을 따라 들어가며 백두산의 속살을 마음껏 구경했다. 예전과는 달리 강변도로가 나서 다니기는 편하지만 이는 관광이나 상업을 위한 것이 아니라 북한의 정치 상황이 급변하면 재빨리 군대를 투입하기 위한 것이라는 말을 듣자 즐거운 기분이 얼어붙기도 했지만. 바로 강 건너로 보이는 게 북한 땅인데 국경을 따라가면서는 허가 없이 차를 세우거나 하면 큰일이 난다고 했다. 결국 좀 더 자세히 북한을 보고 싶은 마음은 달리는 차 속에서 찍은 서툰 사진 몇 장으로 만족할 수밖에 없었고. 도망가는 사람들을 일일이 잡아내야만 하는, 바꿔 말하자면 그만큼 체제에 자신이 없는 모습을 드러내는 초소와 해마다 일어나는 홍수의 원인이 되는 뙈기밭. 나무 한 번 하려면 사흘거리를 가야된다는 말이 이해가 갔다.. 2015. 3. 22.
2007년 여름. 제국의 뒤안길을 걷다 - 발걸음 하나. 아, 고구려! 심양 공항에서 가장 먼저 느낄 수 있던 건 낯선 냄새였다. 한국이 아닌 다른 곳에 와 있다는 걸 여실히 알게 해 주는. 그 낯설음에 채 익숙해지기도 전에 버스는 출발했다. 가장 먼저 볼 수 있던 곳은 연주산성이었다. 흰 돌로 되어 있다고 해서 백암산성이라고도 불리는 이곳은 요동을 보호하기 위해 쌓은 산성이라고 했다. 연개소문이나 양만춘으로만 기억되는 고구려와 수․당의 전쟁에서도 톡톡한 역할을 했던 곳이라고. 치(성벽에 기어오르는 적을 쏘기 위해서 성벽 밖으로 쌓은 돌출부)라던가 여장(성 위에 낮게 쌓은 담. 여기에 몸을 숨기고 적을 감시․공격함), 옹성(성문을 보호하고 성을 튼튼히 지키기 위해 성문 밖에 원형 또는 방형으로 쌓은 작은 성)과 같은 고구려 성의 특징을 잘 볼 수 있는 성이었다. 특히 사진에.. 2015. 3.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