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강1 당신 집에서 잘 수 있나요, 오늘 밤(김이강) 1 당신 집에서 잘 수 있나요? 오늘 밤 당신은 말한다 조용한 눈을 늘어뜨리며 당신은 가느다랗고 당신은 비틀려 있다 그럴 수 없다고, 나는 말한다 나도 어쩔 수가 없다고 가만히, 당신은 서 있다 딱딱한 주머니 속으로 찬 손을 깊숙이 묻어둔 채 한동안 오래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을 것이다 행인들에게 자꾸만 치일 것이고 아마도 누구일지 모르는 한 사람이 되돌아오고 따뜻한 커피를 건넸을 것이다 그러는 동안 겨울이 갔던가 2 오늘은 고통과 죽음에 대한 장을 읽고 있다 이 책을 기억하는지 연필로 한 낙서를 지우지 못하고 도서관에 반납한 내게 겨울에, 당신은 묻는다 아무래도 이 책의 삼십칠 페이지에 있는 글씨가 내 글씨 같다고 안녕? 페이지 숫자가 마음에 든다 3 편도를 타고 가서 돌아오지 말자. 옆 테이블에서 .. 2014. 8. 1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