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학교의 하루/칠판낙서

방과후 지도 계획을 짜면서

by 玄月-隣 2011. 12. 14.


 이번 겨울방학에는 일괄 교과종합반을 운영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래서 단과반 개설. 국어 단독으로 20시간, 못할 것도 없겠다 싶었지만 다른 분들 의견을 좇아 국사-사회와 함께 짝을 이루었다. 그래서 10시간 배당. 애들 신청을 받고 보니 3학년 대비 국어·국사반이 하나 개설되었고, 다행인지 불행인지 나한테 담당이 맡겨졌다. 아마 지금 내 수업 듣는 애들이 그 반을 많이 신청해서 그랬겠지만.
 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야 하니 문제지를 사용하려면 알려달라는 부장님께 문제지를 안 쓸 거라고 했다. 학교 시험을 대비한다고 계속 문제를 푸는 것에 내가 지쳤기 때문에. 그리고 "쌤, 저 몇 점이에요?"라고 묻는 애들한테 질렸기 떄문에. 얼마나 잘 전달될지는 모르겠지만, 국어가 그렇게 딱딱한 것만은 아니라는 걸 보여주려면 문제보다는 활동이 더 나을 거라고 생각한 것도 있었고. 그러고는 시험 출제니 뭐니 잠깐 까먹고 있었는데, 엊그제는 강의계획서를 제출해달라고 하신다. 그래서 교과서 선정 이후 오랜만에 교육과정을 들여다 보았다. 3학년 대비라고 했으니, 9학년 텍스트와 성취 기준에 맞춰서 찾아봐야지. 그리고 뽑아낸 결과물.

01차시 [시가] 시란 무엇인가
02차시 [시가]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이 열려 있는 현대시 작품 감상
03차시 [시가]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이 열려 있는 고전시가 작품 감상
04차시 [듣기/쓰기] 심층 보도에 대한 비판적 이해
05차시 [말하기]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
06차시 [읽기] 선언문을 읽고 사회·문화적 배경과 글쓴이의 관점 파악
07차시 [서사] 고전 작품의 가치와 중요성
08차시 [서사/읽기] 만화의 매체 특성과 표현 방식을 글과 비교하며 이해
09차시 [서사] 작품의 창작 동기와 사회·문화적 상황 관련짓기
10차시 [서사/듣기] 소설을 토대로 한 영화나 연극에 반영된 사회·문화적 요소 파악

 현재는 구체적인 작품을 탐색하는 중이다. 그런데 3차시 구성이 쉽지 않구나. 다양한 해석이라면 문학사에서 우선 생각나는 게 <찬기파랑가>. 그렇지만 중학교 수준에서 10구체 향가를 가르치려니 대략 난감. 그 다음에 생각나는 건 <청산별곡>. 그렇지만 내년도 교과서에 이미 <가시리>가 나오는데 문학사의 다양한 편폭 속에서 고려속요로만 두 가지를 가르치는 건 내키지 않는다. 이후 시조나 가사를 탈탈 털어봐도 걸리는 건 그닥. 새파란 미성년자들을 데리고 정철과 한우가 주고받은 시조를 얘기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래서 아예 텍스트 범위를 바꿀까 싶다. '인물의 내면세계나 내적 갈등이 드러나는 작품'으로. 쬐끔 어렵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별 수가 없구나.
 그리고 4-5차시는 연계한 수업으로. 청소년 문제에 관련된 보도를 듣고, 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쓴 다음, 그것을 바탕으로 나와 협상(…) 의견이 좀 다양하게 나오면 협상이 아니라 토의로 넘어갈 수도. 선언문이 중요하기도 하고, 역사랑 같이 이것저것 얘기할 게 많아서 읽기로 배치했지만, 듣/쓰와의 연계성을 고려해서 기사로 대체할 수도 있을 듯하다.
 그 나머지는 고민을 더 해본 뒤, 구체적인 학습지와 함께 업로드+_+!

'학교의 하루 > 칠판낙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루살이 인생  (2) 2014.0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