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정1 강의 간섭 - 겨울에게(윤석정) 그럼에도 이제야 나는 간섭이 심했던 네가 그리워야 너는 나무를 흔들어 내게 한해살이 빼곡한 곡절들 적어 나뭇잎 엽서 몇 통을 보냈어야 너는 입 오물거리는 우렁이들이 돌멩이마다 달라붙어 낮잠 자도록 했어야 네가 혹독하게 간섭한 뒤에야 가장귀에서 새순들이 꿈틀거렸고 사방으로 들꽃들이 만발했어야 그럼에도 네가 간섭이 심하다고 징징거리던 나야 여태 철없이 흐를 수 있을 만큼만 갔지 어디 쫌이라도 정 붙일 데가 없었어야 네 간섭으로 내 살갗이 얼어 단단해지는 게 싫었어야 그게 냉동된 불감증 같아서 더 싫었어야 그렇잖아도 이놈 저놈이 찾아와서 똥오줌 싸지르듯 함부로 나를 요렇게 조렇게 막아대고 파헤치고 난린데 너마저 간섭해서 왜 나를 못살게 구는지 몰랐어야 참말로 간섭이 지긋지긋했어야 내가 가진 게 아무것도 없어 .. 2014. 8. 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