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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835

110821 긴 글을 쓰고 싶다. 예전에 얼음집에 잠깐 거주할 때 그랬듯, 주절거림일지라도 길고 길게, 하고 싶은 말의 끝까지 할 수 있는 그런 긴 글. 글을 쓰지 못한 게 벌써 몇 달째인지 모르겠다. 유난히 길었던 봄과 여름. 손은 몇 번이고 펜과 키보드를 집적거렸지만 흘러넘치는 말들은 글이 되지 않았다. 바깥에서 살던 7년 내내 집은 휴식 공간일 뿐이었으니까 새삼 무언가에 전념한다는 게 힘들었다. 서로 다른 스타일의 글들이 던져주는 문체에 대한 고민도 선뜻 글에 못 다가가게 하는 이유였다. 타고난 혹은 길러진 게으름도 기꺼이 한 몫했다고 말할 수 있다. 아마 그래서인가보다, 지금 이렇게 무겁고 답답한 것은. 예전에는 글에다 많은 것들을 담아냈었다. 특히 그 당시의 마음들을. 개인적인 글일수록 상황은 상세하지 않더.. 2014. 8. 31.
110517. 까먹기 전에 4월에 지르고 읽은 책들 간단히 정리'ㅁ' 제망매(고종석) 중고로 질렀고, 올라갈 짐 속에서 잠자고 있다. 요즘 고전의 현대적 변용에 자꾸 눈길이 가는 중이기도 하고, 고종석이기도 해서 일단 모셔뒀음. 건축을 묻다(서현) 에서 10여 년. 그는 약속을 지켰다. '건축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건축의 개념과 역사를 동원하여 엮어내고 있는 책. 개인적으로 대상을 다루는 방식이 과 닮아있다고 느꼈다. 아메바(최승호) 문학동네 시집을 다 모으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몇 권 없는데 한 권만 빼놓는 건 이상해서 질렀음. 그런데 네 번째 권도 벌써 나왔더라-_-; 언젠가 그대가 머물 시간들(최재봉) 문학 속의 사랑에 대해 다루고 있었던 평론집. 주제도 그렇거니와 쉽게 읽히는 것이 장점이었다. 가을방학의 앨범에 이어 '봉별기'를 또 만나게 된 것이 인연이랄까. 그 .. 2014. 8. 31.
081125 마지노선(線)은 더이상 물러설 수 없는 최후의 저항선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완벽한 지하시설과 당대 최고의 축성기술을 사용하여 프랑스의 마지노 장관이 십 년간 구축한 마지노선이 독일군의 우회공격으로 한순간에 어이없이 함락된 것처럼, 마지노선이란 단어는 결연한 그만큼의 위태로움을 동시에 지니고 있습니다. 반드시 지켜내고픈 마지막 자존심이나 자기 품위를 심리적 마지노선이라고 한다면, 그것을 표현하는 가장 일상적인 말은 '괜찮아요'입니다. '괜찮아요'라는 말은 '괜찮고 싶다'는 간절함이 묻어 있는, 실상은 썩 괜찮지 못하다는 반어법적 표현인 경우가 많습니다. 견뎌내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무의식적 자기 고백입니다. 이 글을 보고 정혜신의 글을 한 번 더 찾아봐야겠다고 생각. 생각해보면 '괜찮아요'라고 말할 .. 2014. 8. 31.
동아리활동 : 도서부 2학기 활동 시작 학년 초, 1년 이상 활동한 도서도우미 중에서 토요일에도 활동을 할 사람을 따로 모집했다. 토요 방과후로 묶으면 제일 좋기는 하겠지만 20명 이상이라는 조건과 내가 운영하려는 방향이 맞지 않기에 무급 자원봉사로 결정. 사실 작년 1학년 애들이 괜찮아서 키워보고픈 욕심도 있었으니까. 하지만 1학기는 바쁜 일정으로 인해 두 번만 활동-_-/ 4월 중순에는 솔로몬 로파크의 법 체험 활동을, 5월 말에는 독서평설을 활용하여 글 요약-정리-발표하고 지역 서점 탐방 및 북토큰 도서 구입 활동을 진행했었다. 그리고 새로운 학기의 시작. 조금 더 체계적으로 해보고픈 생각에 첫 주부터 아이들을 불렀다. 미리 공지를 했음에도 1/3 쯤은 빠진다고 해서 대체 내가 왜 이렇게 하는 걸까 싶을 때도 있지만, 그래도 책 좋아하며.. 2014. 8. 31.